LG 휴대폰 애용자로서 나는 지금까지 나름 합리적인 소비 생활을 해오곤 하였다.
그리고 나는 어제 처음으로, 감성 비용을 지불하게 되었다.
아무리 나의 의지가 뚜렷하다 하더라도,
마치 불어오는 바람을 피할 수 없는 것과 같이 때로는 불가항력적인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약 20여분을 걸어가 방문한 낙성대의 한 식당에서
힘없는 연어와 딱딱한 밥알을 씹으면서도,
내 안의 허한 감정을 토토로와 지브리 애니 엽서를 보면서 채울 수 있었던 것이다.


비록 지브리에게 말하지 않고 빌려온 감성일지라도 아무렴 어떨까
그리고 밥이 맛이 없더라도 무엇이 어떻다는 건가
맛없는 밥을 먹어서 기분이 안좋아진다면 고개를 들어 감성 넘치는 가게 벽을 보면 된다.
'맛있다'라는 육체적 감각보다
정신적 공복감을 채우고 싶은 사람이라면, 그리고 아이폰 유저라면 모두 공감할 것이다.
그리고 나는 앞으로도 LG 휴대폰을 사용할 것이고,
맛집 블로그는 믿지 않을 것이다.
오늘은 여기까지.